미술계 소식

그래픽디자인의 미술 탐구생활…국제갤러리부산, 김영나 첫 개인전

2024.05.08

국내 최고 아트페어 아트부산 기간 개최

8일부터 6월30까지 회화 조각 등 4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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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 김영나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그래픽디자인의 '미술 탐구'는 ‘Easy Heavy’다.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만은 않은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 과연 융합될 수 있을까?

"저는 경계를 넘고 무엇인가를 달성하기 보다는 경계에 있는 사람입니다. 상업 디자인에서 그래픽을 할 때도 경계에 있었죠. 하지만 그 경계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경계인으로 살아있는 것. 이번 전시에서 제가 하고 싶은 제스처와 맞닿아있는 이야기입니다."

8일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만난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는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찾아가면서 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이 생겼다"며 미술로 뛰어든 그래픽디자인의 영역 확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의류브랜드 코스(COS), 에르메스(Hermès)와 미술관 아트숍과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이름을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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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나 개인전을 연 국제갤러리 부산점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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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8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그래픽디자이너 김영나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를 허문 'Easy Heavy'를 주제로 국제갤러리에서 여는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회화 및 평면작업, 조각, 벽화로 구성된 근작 4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6월30일까지. 2024.05.08. [email protected]


국내 3대 화랑인 국제갤러리가 픽한 작가로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회화, 평면작업, 조각, 벽화로 구성된 근작 4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그의 전시 주제인 ‘Easy Heavy’처럼 쉬워 보이는데 어렵게 보이는 낯섦을 전한다.

"익숙한 사물과 디자인적인 요소를 새로운 시공간에 배열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란 무엇일까?"

디자이너에게는 ‘낯선’ 공간인 전시장 벽면에 이 같은 질문으로 끌고 들어온 그는 "그래픽 디자인이 단순한 기능적 표현을 뛰어넘어 문화를 해석하는 기호로서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픽 디자인은 보통 대량 생산이 가능해 기념품처럼 수집 가능한 대상으로 여겨지지만, 김영나는 이 수집된 이미지들을 샘플링이나 재편집의 과정을 거쳐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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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8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인전을 연 그래픽디자이너 김영나가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를 허문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Easy Heavy'를 주제로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회화 및 평면작업, 조각, 벽화로 구성된 근작 4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6월30일까지. 2024.05.0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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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린 김영나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간을 가로지르는 신작 'H1276'의 상하단에는 기하학적 도형, 숫자, 알파벳 등이 무질서하게 배열되어 있다. 스티커나 표지판처럼 대량생산되어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시각 언어를 추상화의 과정을 거쳐 샘플링한 후 캔버스, 텍스타일, 아크릴, 석고 등의 다양한 재료의 지지체와 접목시킨 작품이다.

실제로 작가는 오랜 기간 그래픽 디자인이 가득한 스티커들을 강박적으로 수집해왔다. 여기에는 물론 작가 개인의 기억 및 경험도 담겨있지만, 사물이 담고 있는 지시문이나 기능적 문구에 의외의 편집 과정이나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지지체가 가미되었을 때 그 결과물은 상당히 흥미로워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스터 같기도 하고 간판 같기도 한 작품들. 지그재그 자유롭게 배치된 캔버스 사이를 가르는 형광색의 띠가 눈길을 끈다. "공간을 다르게 보기 위해서 칠했는데, 전시장 문 옆에 있는 벽 기둥에서부터 라인이 연장됩니다. 아 물론, 수평 수직을 위해 사용하는 레이저빔 쏜 것 같은 의미도 있어요."

이 형광색의 라인은 전시장 전체 분위기를 잇고 나누며 경계를 넘나들게 작품을 설치해 생동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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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점, 김영나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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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린 김영나 개인전. 전시장 벽면에 형광색 라인이 중간이 쳐져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픽디자이너인 작가에게 전시는 일종의 무대와 같다. 전시의 관습을 따르는 대신 공간에 주어진 골격이나 기능적 특징들을 하나하나 살펴 디자인적인 측면을 더 고려했다.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고 설치하며 스스로 연출가의 역할을 자처했다."

디자인과 미술의 두 영역 사이를 오가며 미학적 가치의 새로운 논의를 발제하는 작품은 일상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현대미술의 관대함도 엿볼 수 있다. 국내 최고 아트페어 아트부산 기간에 열린 전시는 6월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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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김영나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학과와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2008년에 네덜란드 아른험 미술대학에서 베르크플라츠 티포흐라피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작가와 디자이너로서의 작업을 병행하는 한편, 베를린에 위치한 프로젝트 스페이스 LOOM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베를린 에프레미디스 'TYVMXZU!!'(2023), 서울 두산갤러리 'TESTER'(2023), 필라델피아 ICA 미술관 《OUTSIDE IN: FFC on 6, 7, 8》(2021), 베를린 A to Z '일시적인 작업실, 56(2020),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물체주머니'(2020), 서울 갤러리 팩토리 '발견된 개요(Found Abstracts)'(2011) 등이 있다.

이외에도 리스본 건축 트리엔날레(2019), 뮌헨현대미술관(2017), 국립현대미술관(2015, 2013), 런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2013), 뉴욕현대미술관(2012),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2011) 등 국내외 다수의 그룹전에도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파리 장식 미술 박물관, 뮌헨 디 노이에 잠룽-디자인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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