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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아트부산' 출격…박서보·박찬경·칸디다 회퍼 등 출품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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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1931-2023)〈Écriture No. 20-22〉2022
Relief print with Korean hanji paper and hand-coloring133 x 103 cm © PARKSEOBO FOUNDATION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국제갤러리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아트부산 2024’에 참가한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하는 아트부산은 전 세계 20개국 130여 개의 갤러리가 집결한다. 이번 행사는 특히 세계 미술계가 집중하고 있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도록 펼친다.

각 갤러리의 대표 작품들을 보여주는 ‘메인(Main)’을 필두로, 유망 신진 갤러리와 젊은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퓨처(Future)’ 섹션 외에도 기존 아트페어의 한계에서 벗어나 전시의 다양성을 전달하며 작가와 관람객을 더욱 긴밀하게 이어주는 특별 전시 프로그램 ‘커넥트(Connect)’, 미술계 현장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나누는 ‘컨버세이션스(Conversations)’ 등 다방면으로 미술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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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2019-27〉 2019 Quebracho wood 61 x 59 x 2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리만머핀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갤러리는 이번 행사에 국내외 현대미술가들의 작업을 폭넓은 구성으로 선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 대가 박서보의 〈묘법〉 연작 중 화사한 색감이 돋보이는 〈Écriture (描法) No. 20-22〉(2022)와 캔버스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背押法)으로 제작된 하종현의 〈접합〉 연작 중 〈Conjunction 22-79〉(2022)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현재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국제미술전 본전시에 참여 중인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2019-27〉(2019)도 출품된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가 되며, 그 합이 다시 둘로 나뉘어 각각 또 다른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작품명처럼 나무에 자신의 정신을 더하고 공간을 나누어 가며 온전한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는 작가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작업이다.

부엌 싱크대 전면에 블라인드를 걸어 재료 본연의 기능을 제거한 양혜규의 ‘가전기기 조각’ 〈평창길 열두 물기 – #2 JS27346〉(2022)도 부스에 설치될 예정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영화감독, 기획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찬경의 〈어떤 산 - 갑사〉(2008)도 소개된다. 작가가 계룡산을 방문했을 때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든 사진 연작의 일부로, 서구화를 거치면서 격하된 한국의 민간신앙과 산악 숭배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작업이다. 지난달 국제갤러리 K3에서 개인전 《마치 MARCH》를 성황리에 마친 강서경의 신작 〈산 - 아워스 #24-04〉(2023-2024)도 출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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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경 〈어떤 산 - 갑사〉 2008 Digital color print
46.5 x 70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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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 회퍼 〈Zisterzienserstift Schlierbach I 2014〉 C-Print 180 x 198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 Candida Höfer / VG Bild-Kunst, Bonn 2014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해외 작가로는 인도 출신 영국 현대미술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회화 작품 〈Untitled〉(2021)가 있다. 물감이 캔버스 위에 흩뿌려진 듯한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제시하는 이 작품은, 격정적이면서도 절제된 움직임이 느껴지는 형태를 통해 작가의 오랜 관심인 물질성과 비물질성의 경계와 회화의 힘을 보여준다.

 이번 달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의 개인전을 앞둔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가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슐리에바흐 수도원의 전경을 담은 〈Zisterzienserstift Schlierbach I 2014〉가 소개된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공공장소를 정밀한 구도로 포착해내는 데 주력해온 작가는 최근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2024 케테 콜비츠 상(Käthe Kollwitz Prize)’의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앞둔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검열 회화(Redaction Painting) 연작의 일부인 〈BIT〉(2023)도 만나볼 수 있다. 린넨에 유화를 입히면서 미국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된 정부 문서를 회화로 번안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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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름그린 & 드라그셋 〈Masculinity〉 2023Marble, polished stainless steel 40 x 27.5 x 32 cmCourtesy of the artists and Kukje Gallery 사진: Elmar Vestner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의 조각 작품 〈Masculinity〉(2023)도 설치될 예정이다.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 듀오는 조각을 비롯해 퍼포먼스, 디자인, 건축, 연극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유머와 철학으로 현대사회의 문제를 표현한다. 태국의 젊은 현대미술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Korakrit Arunanondchai)의 〈역사 회화〉 연작 중 〈Untitled〉(2023)도 소개된다.

한편 국제갤러리 부산점은 아트부산 2024 개막 전날인 8일부터 6월 30일까지 김영나의 개인전 'Easy Heavy'를 개최한다.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회화, 조각, 콜라주, 벽화 등으로 구성된 근작 40여 점을 소개한다. 작가는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이번 전시를 주제로 한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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