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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얼굴이 왜 거기서?...매병 '봄·옛 향기에 취하다'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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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분청자상감인면문매병(粉靑瓷象嵌人面紋梅甁). 사진=다보성갤러리 제공. 2020.4.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5세기 조선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매병이다. 정식 이름은 '분청자 상감 인면문매병(粉靑瓷象嵌人面紋梅甁). 37.4×7.8×13.5cm 크기다. 매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모습을 본따 만들어 '매병'이라 부른다.

누리끼리한 갈색으로 평범해보이는 항아리지만 현대 사진기술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이 매병에도 적용되면 달라진다. '가까이 더, 가까이.' 가까이 다가가면 매병은 특별해진다.

어깨와 몸체 상단까지 채워넣은 인화문속에 사람의 얼굴(인면상)이 보인다.

 도공의 장난일까? 아니면 도발일까? 강렬한 윤곽에 고른 이까지 드러낸 남자같은 얼굴이 낙서처럼 그려져있다. 뿐만 아니다. 머리카락을 연상케하는 뒷모습을 백상감으로 새겨 넣었다. 거침없이 한 필에 슥슥 그려진 얼굴은 옛날 사람 같지 않고 이국적이고 현대적이다. (1980년대 낙서화를 유행시킨 장 미쉘바스키아도 깜짝 놀랄 솜씨다.)

'사람 얼굴이 그려진 도자기'. 놀라움과 신기함을 간직한 이 매병을 오는 6일부터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 전시관에서 살펴볼수 있다.

다보성 갤러리가 코로나 19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위로를 전하기 위해 마련한 '봄·옛 향기에 취하다'를 타이틀로한 고미술 특별전이다. 이 매병외에도 15세기 조선전기에 만들어진 문양 없는 순백자 항아리를 비롯해 고미술 고가구등 120여점을 선보인다.

한 시대를 이끌었던 지도층의 궁중 문화재뿐만 아니라, 청빈함 속에서도 기개를 잃지 않은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유물들, 민중들의 소박한 삶이 그대로 배어 있는 목기 유물들까지,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한 자리에서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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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청자여래좌상 고려시대, 35.5×24cm, 다보성갤러리 제공.) 2020.4.01. photo@newsis.com

코로나 사태는 일상의 소중함을 그 어느때보다도 더 절실하게 느끼게 하고 있다. 같이, 함께 전시를 볼수 있는 때는 아니지만, 마스크를 쓰고 혼자서도 차분하게 옛 향기에 취해볼수 있는 전시다.

한편 다보성 갤러리는 "전시 수익금 중 일부는 코로나19로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의료지원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29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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