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스승이 소장한 '김환기 작품' 팔아치운 60대…징역 4년(종합)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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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환기, 김마태 박사의 거실에서, 뉴욕, 1972년 (‘우주’ 앞에서 촬영)ⓒ환기재단·환기미술관, 이미지 제공 ‘크리스티 코리아’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스승이 소유한 고(故) 김환기 화백 작품을 빼돌려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60대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민철기)는 13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그림 처분을 요구하고 매매대금을 쓰라고 했다'고 주장하지만 40억원에 이르는 그림을 친인척도 아닌 피고인에게 위임하고 대금사용도 허락했다는 건 수긍하기 어렵다"며 "또 피해자가 그림을 처분할 동기를 찾아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 운전기사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는 미술계 경험이 없어 피고인의 도움 없이는 그림 처분이 힘들다"며 "또 피고인에게 반출대가를 약속받았기 때문에 운전기사의 단독 절도로 보기 어렵다. 또 최종 그림 대금의 분배 비율을 비춰보더라도 피고인이 그림 반출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 공소사실 중 절도를 유죄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투병 중인 상황에서 운전기사와 공모해 그림을 절취하고 고액으로 매도한 뒤 그 대금을 사용했다"며 "범행이 발각된 뒤에도 돈을 사용하고 현재까지도 그림 처분을 허락받았다고 주장하며 부인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 3일 결심공판에서 A씨의 기존 횡령 혐의에 절도 혐의도 추가하며 "징역 9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당시 최후진술에서 "제가 B교수님을 40여년간 은사로 모셨고 집안 대소사를 알 정도의 관계였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 서 있는 게 자괴감이 든다"며 "2015년에 사업이 힘들어져서 도움을 요청했더니 교수님이 '지금은 어렵고 나중에 작품 정리하면 도와줄 수 있으니 이거 정리해서 써라'고 했다. 교수님이 제게 베푼 호의가 범죄로 둔갑해 슬프고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A씨는 40여년 스승인 B교수가 췌장암으로 건강이 악화되자 B교수의 운전기사 겸 수행비서인 C씨와 공모, 2018년 11월 B교수가 갖고 있던 김 화백의 작품 '산울림' 등 총 8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B교수는 같은해 12월 사망했다.

 '산울림'은 한국 추상미술 1세대로 우리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인 김 화백의 1973년 작품으로 4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B교수 사망 이후 작품이 사라진 사실을 알고 경찰에 고소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산울림을 팔아 약 40억원을 받았고 그 중 9억원을 C씨에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여기서 1억3000만원을 그림을 나르는데 도움을 준 가사도우미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40억원중 일부 금액으로 서울 잠실에 있는 20억원대 아파트를 구매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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