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tprice 지수

[K-artprice]경매낙찰가격이 작품가격은 아니다

2019.12.17

경매가격은 컬렉터-소비자가 '부르는게 값'

화랑가격은 작가+화랑주가 정한 작품가격

"투명 미술시장위해 작품가격 신용평가 시스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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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붐비는 2019 KIAF 현장.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술작품 가격 정보는 어디서 얻을까? 또 작품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작품 가격은 (화랑)전시장과 경매장에서 알 수 있다. 전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 물어보면 된다. '이거 얼마에요?'라고. 백화점이나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과 같다. 가격은 작가와 화랑이 정해서 판다.

경매장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에 경매에 올라왔다고 치자. 그것을 사고 싶으면 110만원, 130, 150... 갖고 싶은 사람이 더 더 더 높게 부르는 식이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봐' 허세와 '돈 질'의 끝장판이 미술품 경매장이다.

전시장과 경매장의 작품 가격의 허와 실이다.

전시장의 작품가격과 경매장 작품가격은 차이가 크다. 높거나, 낮거나로 극명하게 갈린다. 그래서 화랑주들은 답답하다. 경매가격이 작품가격이 아닌데 헛갈리는 '고객님'들 때문이다. 화랑에서 파는 가격보다 경매에서 낮게 팔리는데, 왜 비싸게 받느냐는 것. 깎아달라 일쑤고, 발길도 끊는다. (반면 전시가격보다 높게 낙찰됐을때는 반대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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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환기 <항아리와 날으는 새>가 케이옥션 7월 경매에서 11억원에 낙찰됐다.

그렇다면 경매가격이 작품가격일까?

절대 아니다. 대개 작고 작가가 블루칩으로 낙찰총액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동시대 현대미술작가들, 특히 신진-중견작가들은 소외되어있다. 경매장에서는 100~200명 안팎의 작가 작품만 거래된다. 반면 현재 한국미술협회 등록 화가만 2만여명이 넘는다.

경매 낙찰 금액이 화를 부르기도 한다. 급매로 나오거나,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경우도 있어 일부 작가들은 속앓이를 하기도 한다.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경매장에 나왔다는 정보가 확보되면, 그 작품을 작가가 사들인다는 소문도 있다. 가격 하락세를 막기위한 안타까운 조치다. 예상외 낙찰행진도 있지만, '반짝 특수'다.

경매가는 특정 상황의 낙찰가격일 뿐, 절대적인 작품가격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한다.

미술품 작품가격도 도매가 소매가 유통가처럼 종류가 많다.

작품가격은 크게 ▲전시 가격, ▲경매 가격, ▲실거래 가격, ▲미술관 가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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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학고재, 노원희 개인전

우선 ▲전시가격은 작가가 작품 전시때 정하는 호가(呼價)이다.

이때 전속화랑이나 전담 기획자가 있을 경우엔 이들 중개자들과 서로 상의해서 정해지지만, 개인으로 활동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주변 동료들의 경우를 감안하여 혼자 정한다.

전시 이력이나 경력이 누적되면서 가격도 조금씩 정비례로 올리는 경우가 많고, 인기를 끌면 그 만큼 가격을 올리기도 한다. 그래서 진위감정도 중요하지만, 시가감정도 중요해지는 이유다.

반대로 ▲경매가격은 경매장에서의 낙찰가격을 말한다. 작가나 중개자의 의견과 상관없이 철저하게 소비자에 의해 정해진다. 그래서 경매의 낙찰가격을 시장에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큰 무리가 따른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재료다. 굳이 따져 본다면 경매 시작가나 추정가가 현재 미술시장에서 유통되는 가격에 근접한다고 보면 된다.

▲실거래 가격은 한 번 전시장이나 경매장에서 판매된 작품이 다시 리세일 되면서 형성된 가격이다. 일명 '나까마 화랑(상설화랑)'에서 이뤄지는데 급전이 필요하거나, 개인 기호가 바뀌어 작품 교환 혹은 빠른 처분을 원할때 활용하는 창구이기도 하다. 이런 상설화랑은 기획전시가 아닌, 작품 판매만을 위한 화랑이다. 또한 일반 화랑에서 리세일까지 책임지는 예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리세일 장의 대안 역할을 하고 있다.

▲미술관 가격(뮤지엄 프라이스)은 작가의 동의하에 시장가격보다 일정 비율(20~30%) 낮게 책정된다. 미술관의 경우 상업화랑과 달리 수익창출을 위해 작품을 구입하지 않기때문이다. 소장된 작품을 되파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오히려 그 작가나 작품을 지속적으로 재평가 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수 목적으로 수집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술관 가격 역시 시장가격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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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기념전 '광장:미술과 사회 1900-2019'.2019.10.16. [email protected]

이처럼 미술품의 가격 형성은 유동적이다. 목적성이나 환경적 요인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술시장이 안정된 문화선진 국가의 경우, 작품가격 책정의 룰 역시 안정되어 있다. 철저하게 작가적 역량과 미술시장의 선호도가 동시에 작용하여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10여년전 우리나라도 미술시장 호황을 거치면서 미술품 가격지수 개발이 한창이었지만 사그라들었다. 증권 시장과 달리 미술시장은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특히 통상 작가가 작품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작품가격을 신용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술품 소비자 및 미술애호가, 일반 대중들 누구나 작품가격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또 신뢰도가 확보될때 건강한 미술시장으로 발전한다.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미술품 투자는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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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뉴시스 케이아트프라이스(k-artpricemobile.newsis.com)모바일 오픈

한편 국내 최대 민영 뉴스통신사 뉴시스(NEWSIS)가 선보인 작품가격 사이트 '케이 아트프라이스(K-Artprice)'는 쉽고 편하게 작품 가격을 찾아볼 수 있다. 모바일 버전으로도 오픈해 언제 어디서나 작품가격을 살펴볼수 있다. 스마트폰 주소창에 url (k-artpricemobile.newsis.com)을 입력하거나 포털사이트 등에서 ‘k-artprice'를 검색하면 모바일 버전에 접속할 수 있다.원하는 작가의 이름을 클릭하면 작가 정보와 함께 지난 5년간 국내미술품 경매사에서 낙찰된 거래 가격을 확인 할 수 있다.

K-Artprice(k-artpricemobile.newsis.com)는 현재 200명의 작품가격 제공에 이어 올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1000여명의 작품가격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경매사의 낙찰 가격 뿐만 아니라, 전시·아트페어에서 판매된 작가별 작품가격과 함께 객관화된 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작품가격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활용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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